무사고 3년이 깨졌습니다. 첫 자동차 사고를 냈습니다. 평행주차를 아직 잘못하는데 회사 지각할까봐 무리하게 빨리빨리 평행주차를 하다가 결국 콕 박았습니다.
제 차도 국산 경차이고 상대차도 국산 경차(휴 진짜 다행)이고요. 뒷범퍼 대 뒷범퍼끼리 닿았습니다. 매우매우 천천히 들어갔기에 정말 살짝 닿다싶이 충돌이 있었습니다. 물론 과실 100% 가해자 입장입니다. 외관상 눈에 띄는 파손이나 흡짐(기스)는 없었습니다. 주차 뺑소니를 해도 된다고 식의 인터넷 정보들을 알고 있었고, 당시 살짝 망설였지만 그래도 너무 이러면 이건 사회정의상,법률상,양심상 안된다는 마음의 움직임이 강했기에 연락했습니다. 물론 상대방 차에 블랙박스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절 바라보고 있었어서 그런 겁니다.(블랙박스 무서움)
일단 연락드리고 사과드리고 이렇게 저렇게 됐다 이상있거나 고칠 거 발견하시면 연락주시라 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이래저래 알아보았죠. 대충 저의 사고 충격 정도로는 사과금으로 5만원~10만원 정도 현금으로 드리고 보험처리 안하는 게 낫다고 하더라고요. 아침 출근으로 10만원이 깨졌구나 자책을 했죠.
상대방 차주분께서 연락이 왔습니다. 입고시키신다고 하더라고요. 바로 보험처리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오잉? 아까 통화와는 다르게 강경한 입장이어서 뭔가 이상하다 했지만 100%과실 가해자는 할말이 없었습니다. 보험사에 연락하고 사건 번호 받아서 전달하였습니다.
저녁에 보험사 통해서 연락 받았습니다. 총 4개 부분(범퍼 교환, 레일 교체, 백패널 판금, 휀다 수리) 정비한다고 하더라고요. 비용은 70만원 넘게 구두로 이야기했고요. 차에 대해서 거의 문외환이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희 보험사에서 그 자리에서 보험처리할까요 바로 묻더라고요. 응? 제 쪽 보험사면 뭔가 합리적이고 정당한 수리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데 그런 느낌보다는 빨리 일을 끝내려는 느낌만 받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살짝 닿았고 그렇게 외관상 멀쩡한데 그렇게 수리한다는게 이해가 되질 않는데 왜 보험사 직원분은 빨리 일처리하려는 것인가? 항의를 했더니 그제서야 휀다수리는 아닌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제부터 보험사 직원 말이 신용이 가질 않았습니다. 제 아무런 근거도 없는 말 한마디에 결과가 이리 쉽게 달라지다니요.
일단 정비 진행하기 전에 내가 알아보겠다. 그리고 왜 내 블랙박스 영상이나 사진은 보지 않고 사건처리 하냐고 뭐라고 한소리하고 끊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저희 보험사에서는 제 사진과 동영상을 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희 보험사 측에서는 어차피 200만원 아래는 자기 부담금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고요. 70만원이나 200만원이나 보험처리해도 똑같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빨리 보험처리하려는 속셈이 보였습니다. 아니, 비용이 그렇게 다르게 나가는데 왜 똑같은 건지 차사고첫경험자는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일단 알아보겠다고 하고 끊었지요.
보험 할증이 안붙지만 너무 찜찜한 마음이어서 여러 사람에게 연락하면서 자초지정 설명하며 의견을 물었습니다. 사진과 동영상들을 보여주면서. 너무 과다한 견적이다라는게 대부분의 의견이었고 그렇지만 신경쓰지 말고 보험처리해라라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다수의 차사고 경험과 보험처리 경험을 갖고 있는 지인이 과격한 반응을 보이는 거예요. 그렇지만 저는 그냥 너무 귀찮고 힘들고 어차피 100%과실이니까 내일 한번더 통화해보고 보험처리로 마무리하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날, 회사 지인이 또 제 소식을 듣고 너무 황당해하더니 자기 소식통으로 몇가지 알아봐줬습니다. 해당 공업사에 대한 정보를 알려줬습니다. 상대편 차주가 맡긴 공업사가 저희 지역에서 과다수리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서 보험사와 통화에서 그 공업사도 굉장히 안좋은 공업사로 알려진 거 알고 있다라고 말을 하니.. 그제서야 황당하게도 보험사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보험사 직원도 그냥 일반 회사원이었고 빨리 좋게좋게 일처리를 하고 싶은 사람이었어요. (회사원이 회사원 마음 이해가긴 함)
그 통화 이후로 보험사 직원이 제 사진과 동영상을 분석하고, 직접 와서 상담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공업사에 대한 이야기와 상대편 차주가 저의 보험사가 추천한 보험사가 아니라 그 보험사를 일부러 선택해서 갔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 공업사는 저희 지역에서 악명높은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한낱 회사원에 불과했던 보험사 직원을 몇번의 어필로 프로페셔널한 손해사정사로 만들었습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죠.
어필을 해야 일을 제대로 처리하다니. 제가 이러려고 보험료를 냈나하는 자괴감을 들고. 이렇게 제가 알아보고 다닐거면 왜.. 보험은 가입했능가..
결국 보험사 직원이 해당 공업사에서 한바탕 치른 뒤에 공업사를 바꿨다고 하더라고요. 바뀐 공업사에서는 범퍼 교체로만 견적냈다고 전달받았습니다. 범퍼교체도 좀 아닌 것 같지만, 100% 과실 가해자 입장에서 더 어필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해서 알겠다고 했습니다.
근데 상대편 차주는 수리를 받지 않고 미수선 처리로 해서 30만원 가량의 비용을 받아갔다로 하더라고요. 미수선 처리는 당장 고치지 않고 수리 비용만 받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미수선처리라는 굉장히 좋은 것을 알았습니다. 전 가끔 누가 제 차 흠집냈을 때 고칠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가라고 했는데.. 이런 방법이 있었다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 경험 제대로 해봅니다
상대편 차주의 차 수리 계획은 저의 어필로 인해서 무산되고 범퍼쪽에 대한 부분만 보상 받기로 했습니다. 범퍼교환도 정말 과다한 것 같아서 금융감독원에 신고할까 생각했어요. 작년부터 경미한 사고는 복원 처리만 되고 범퍼 교체는 까다로워진다고 했는데 뉴스만 그렇지 현실에서 반영되기는 아직 먼 것 같네요. 정말 경미한 주차 중 접촉사고로 범퍼/레일/백패널/휀다 네 군데 견적 받았는데... 그것도 보험사과 공업사는 빨리 일처리 하려고만 했지 제가 어필 안 했으면 그대로 다 수리했을 겁니다. 금융감독원 화이팅 더 힘내서 이런 과다수리문화 좀 없애주세요. 아래는 미수선처리로 받아간 상대 차주의 수입입니다. 범퍼 안 고치고 36만원 받아간 것이죠. (꽤 좋은 수입인듯?)
근데 정말 이번 계기로 보험사가 잘 알아서 하겠지 그들은 프로니까라는 생각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본인이 자료제공하고 공업사 정보도 알아보고 불필요한 어필도 해야지 그제서야 보험사다운 일을 시작하려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 보험사를 완전히 믿긴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름 유명한 보험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일처리를 하니 안타깝습니다. 저도 어디 가서 컴플레인 거는 거 굉장히 싫어하는 좋은게 좋은 충청도 사람이어서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지만 조용히 넘어가면 호구되는 거라니..
이번엔 100% 과실이어서 이런 식으로 넘어갔는데 나중에 과실 비율을 따지는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면 어휴 끔찍합니다. 보험사도 믿지 못하고 제가 더 많이 알아보고 다녀야 할듯하니.. 그냥 안전운전, 방어운전, 조심운전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절대 차사고 없길 바라며.
이상 100%과실 주차중 접촉사고 가해자의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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