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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홍진의 집착과 매력 <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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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2010)
감독 : 나홍진
출연 : 하정우, 김윤석, 조성하
<황해>는<추격자>의 감독과 추격자의 배우가 나온다. 그렇기에<추격자>와 비교 안할 수 없는 영화이다. 나홍진 감독은 모험을 했다. 전작의 두 주연배우를 또 쓴다는 것은 배우가 아닌 이야기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추격자>의 후광으로<황해>까지는 성공할 것이다. 그러나 나홍진의 다음 작품을<황해>때문에 찾는 관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추격자>에서는 살인마와 그를 쫓는 전직경찰에게만 초점을 맞췄지만,<황해>는 등장인물도 배경장소도 많아지고 넓어졌다. 러닝타임이 150분가량하는 것은<추격자>만큼의 디테일을 살리고자 이야기가 늘어졌다고 생각한다. 그 디테일은 달리 말하자면 나홍진 감독의 집착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살인.

<추격자>의 흥행 요소는 정과 망치로 사람을 끔직하게 죽이던 모습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표현들이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반면,<황해>에서는<추격자>에서와 같은 표현수위까지는 다다르지 못하지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을 쉽게 죽여버린다. 영화 중후반이 되어가면 한 두명 죽는 장면은 무감각해질 정도이다.<추격자>에서는 살인행위가 영화 전체의 흐름이나 분위기를 압도했지만,<황해>는 그렇지 않다. 단순반복되는 살인행위는 무의미한 B급 슬래셔무비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 영화에서 왜 그렇게 살인에 집착했는지 잘 모르겠다.

 

 

클로즈업, 헨드헬즈.

지나친 핸드헬즈 클로즈업샷으로 멀미가 났다. 진짜 멀미였다. 1인칭 게임을 하면 속이 울렁거려 10분도 하지 못하는 체질이어서 금방 몸에서 느껴진다. 스릴러로서 긴장감을 주기보다는 리듬감없는 클로즈업의 나열들은 정말 멀미날 정도로 보기 힘들었다. 스릴러다운 긴장감을 주고자하는 강박관념이 너무 컸다. 촬영만큼은<황해>는 명백하게 실패했다.

 

 

인물관계.

인물관계를 숨겨서 관객들에게 그 관계를 해석하는데 힘을 너무 쏟게 만든다. 정작 중요한 건 구남(하정우)의 상황에 관객들이 감정이입하게 만들며 앞의 이야기를 궁금하게 해야 하는데, 그것에는 너무 소홀하다. 인물관계에서 쓸데없는 복선을 깔아놓았다. 영화 전체의 메세지와 인물관계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구남보다는 그를 둘러싼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 구남의 드라마로 암축할 수 있는 영화에 쓸데없는 사족이 너무 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황해>는 볼만하다. 2번째 작품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되고 독특한 연출력이 있고 극 전체의 강약의 리듬을 짚어낼 수 있는 감각이 느껴진다. 캐릭터들간의 갈등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역시 흥미롭다. 가장 큰 장점은 나홍진 감독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은 여느 영화에서 찾기 힘들다는 희소성이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나홍진의 매력과 집착들이<추격자>에 비하면 관객들에게 불편하게 다가갈 수도 있다. 그런 면에 추격자만큼의 성공는 거두긴 힘들겠지만, 나홍진감독에게 추격자 이상의 성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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