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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성쌍둥이같은 영화 '고백'과 소설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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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백'(2010)

 

감독 : 나카시마 테츠야

출연 : 마츠 다카코

 

한 교사는 교직를 그만두기로 한다. 학생들에게 그 사실을 전달한다. 자신의 딸의 죽음 소식과 딸의 살인자가 이 반에 있다는 사실과 함께.

 

어린 딸 마나미를 잃은 여교사 유코의 건조한 고백들로 이 영화는 시작한다. 살인자는 자기반 학생이지만, 자신은 교직자로서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경찰에 신고는 하지 않겠다. 다만, 자신의 심판만 내리겠다라며 차가운 고백을 한다.

 

단순한 범죄스릴러물의 영화로 설명하기엔 <고백>이란 영화는 대단하며 아름답다. 원작인 소설의 느낌을 그대로 가져오는 동시에 영화로만 만날 수 있는 이미지들을 선물했다. 대표적으로 심도 낮은 영상과 슬로우모션과 역재생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영화 음악이 감독이 전하는 영화의 느낌을 더욱 잘 살려준다.

 

스토리텔링은 불편하다. 줄거리중심이 아니라 완전한 이미지중심이다. 대상의 심리를 설명하는게 아니라 느끼게해준다. 그만큼 영화 <고백>은 몰입이 안된다면 형편없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이미지에 공감하게만 된다면, 영화러닝타임 100분동안 주인공 다섯사람의 인생을 맛보게 될 것이다. 아주 독특하고 섬뜩한 다섯 인생을 말이다.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은 대단한 감독이다. 그의 전작은 본 적 없지만, <고백>이란 영화 하나만으로 영화를 알고 정성스럽게 만드는 감독이란 것을 느끼게 해줬다. 





소설 '고백'(2009)

저자 : 미나토 가나에

 

소설이 원작인 영화가 있다면 되레 비교하기 마련이다. 난 소설 '고백'과 영화 '고백'은 마치 이란성쌍둥이같다고 본다. 단순히 둘을 비교하기엔 그 우주같은 한 인격체을 모독하는 일 같아서 각자를 독립적으로 대하고 싶다.

 

난 소설을 먼저 봤다. 다섯장을 넘김과 동시에, 즉 여교사 유코가 '고백'함과 동시에 책을 손에 놓을 수가 없었다. 다음장이 쉽게 예상이 안됐다. 난 글을 읽을 때, 다음 문장 또는 메세지가 예상되는 글을 생명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소설 고백은 마치 실제 인물과 이야기하는 것 같았고, 그 인물은 예상할 수 없는 인물이어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인물같았다.  

 

소설 속, 다섯 인물이 마치 살아있는 것 같았다. 공통점을 인위적으로 비껴가며 만든 캐릭터가 아니었다. 닮은 부분도 있고 대립되는 부분도 있어서 저런 세계 또한 존재할 수 있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현시대를 반영하는 이야기와 인물이 있기 때문에 독자들의 개인적인 기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효과까지 있었다.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각 인물마다 날카로게 선 '논리'였다. 정형화된 에피소드 안에서 인물들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논리로 바짝 선 인물들 때문에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전개였다. 정말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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