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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뼈속까지 핏빛 잔인한 <피와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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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뼈


감독 : 최양일

출연 : 기타노 다케시, 오다기리 조



말과 이성이 사라질 땐 폭력과 감정만이 살아있다.

논리는 침묵하며 오직 힘과 권력만이 시끄럽다.


자기 작품에서 폭력의 미학을 선보였던 기타노 다케시, 배우로서 <피와 뼈>에서도 폭력의 에너지를 폭발한다. 그 에너지, 너무나 강렬해 영화를 보는 내내 끌려다녔다. 영화에서의 폭력은 가장 직접적으로 권력과 힘의 상징으로 표현된다. 또한 폭력을 통해 나타내려는 이미지 또는 메시지를 강렬하고 관객에게 쉽고 빠르게 인식될 수 있다. 그게 폭력의 힘이다.


김준평. 그 남자 내가 본 그 누구보다도 흉악하다. 악랄하다. 폭력적이다.

 

시대는 1923년. 일제 식민지 시대. 하지만 시대는 중요치 않다. 영화에서도 시대에 대한 언급은 적은 편이다.

 

시대가 그를 어떻게 만들고 상황이 그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그따위 중요치 않다. 오직 김준평안에 있는 극단의 폭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서 처음 모습을 들어낸 김준평의 모습, 너무나 순수해보인다. 오사카가 가까워임에 소리치며 새로운 땅에 대한 꿈을 상상하는 많은 한국인들 중 하나다. 그 악랄해질 김준평도, 다른이와 다를 바 없이 새로운 세계에 가서 행복해질 꿈을 꾸었다.


그러나 그는 아내를 강간하며 아들과 주먹질을 하며 딸을 쫓아냈다. 이런 악행보다 더 잔인한 건 그가 죄책감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다른 ‘여자’를 찾아내고 또 다시 아이를 낳으며 또 다른 악행을 한다.


영화에서 폭력도 무섭고 잔인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김준평이 자신의 악행에 대해서 모른다는 것이다. 또 그 맑은 눈을 가져보였던 청년이 구릿빛 피부와 굵은 주름,  꺼칠한 주먹은 가진 김준평이 됐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무엇을 이야기했을까, 자기 멋대로 사는 한 괴물을 통해 인생 막장까지 보여줬다. 처절하고 한편으로 불쌍하기까지한 인간이 되지 못했던 괴물.

 

그 괴물은 인간이 되고 싶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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