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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건축학개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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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샘 : 좋아하는 이성이 다른 이성을 좋아함을 미워하는 감정.

 

 

사실 기억이 나질 않았다. 머릿속에서 맴돌 뿐.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맞아 나도 저랬었지."라고 느꼈다. 기억이 나진 않았는데 먼저 느꼈다. 그랬었지.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좋아하는 감정이 놀랍고 신기했고 그 표현이 서툴고 두려웠다. 마음 속에서 맴돌며 커져가는 기대는 곧 깨졌고 그 감정은 바로 좋아하는 것도 미워하는 것도 아닌 이상한 감정이 됐었다. 그러다가 정말 미워했고, 그렇게 끝났다. 사실 난 그 사람이 미웠던 게 아닌 것 같다. 

      

 

다시 만나고 싶긴 한데, 만나면, 나중에 더 늙어서, 삶이 정말 척박할 때 꺼낼 기억 하나가 또 없어질까 두렵다. 

 

 

 

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쓰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내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
잊혀져 가는 나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김동률, '기억의 습작' 中

 

 

 

2012.05.1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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