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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물들어가는 군대문화의 초상 <용서받지 못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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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 못한 자

 

감독 : 윤종빈

출연 : 하정우, 서장원, 윤종빈

 

"권력의 달콤한 맛을 본 순간, 인간의 본성이 드러난다"는 내 블로그의 간판이다. 권력을 맛보기 이전, 권력과 타협하기 이전의 모습과 그 후의 모습이 너무나 이중적이어서 그냥 썼던 말이다. 그리고 그때의 나의(물론 지금도) 모습이 그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용서받지 못한 자>를 보고 블로그의 제목이 조금 달라질 것 같았다. 정확히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의미를 달라져야 할 것 같다. 본성보다는 다른 말, 후천적이며 교육된 것을 의미할 수 있는 그런 말, 뭐가 있을까?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 특수하고 비대한 군대란 조직이 우리 사회의 중심에 서있다. 아직 휴전, 대치상황이라는 민족의 특수성이 그렇게 만들었다. 군대에서는 개성이란 무시되며 오로지 일률적 행동과 사고만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군대의 통제는 힘들어지고 군대의 목적, 나라의 치한을 유지하기엔 가슴이 따뜻해질 필요가 머리가 열려있을 필요는 없고 오히려 짐만 되기 때문이다. 또 머릿수가 적은 우리나라에서는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당연히! 군말없이! 다녀와야 한다. 다녀와야 한댄다. 그렇댄다. 그런 또 하나의 특수성때문에 군대문화는 우리사회 깊숙한 곳에 스며들어있으며 가부장적인 남성중심 사회때문에 그 군대문화는 끊임없이 번식한다. 그런 군대문화 안에서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되고 관찰자가 되기도 하고 당사자가 되기도 하는 주인공들의 모습. 달라진다. 군대문화, 긴 설명할 필요없이 논리를 묵살되고 계급만이 살아떠드는 특이한 문화에 스며들어간다. 주인공 '승영'은 항상 이이기한다. 고참들이 이상한 거라고, 난 상관안해, 내가 고참되면 다 바꿀꺼야, 군대문화가 주류라 하면 민주주의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승영은 비주류다. 그러나 승영이 위대하고 강한 혁명가가 되지 못하면 주류에 흡수되거나 주류에서 나가떨어져야 한다. 단, 비주류로 평생 살진 못한다. 못할 것 같다. (같다라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건, 선택의 주인공이 갑자기 생각나서이다) 즉 군대문화에 흡수되거나 나가떨어지거나. 흡수된다는 건 권력에 맛을 알고 권력을 부릴 줄 아는 것, 그것이 본성이냐 아니냐, 문화가 결정한다. 그래서 난 블로그 제목을 바꿀 문장을 찾고 있다.


2006/07/18 15:53


위 글은 22살 때, 군대가기 전에 쓴 글이다. 8월 14일 난 입대를 했고 4주 간의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배치 받은 자대엔. 내 초등학교 동창이 있었다. 그것도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처럼 가장 실세인 상병이었다. 마치 영화처럼 난 그 동창이 있을 때까지만 해도 선임들과 트러블이 별로 없었다. 그때 난 내가 군생활 잘해서 그런 것인 줄 알았다. 동창이 전역을 하고 남은 1년 동안 난 제대로된 군생활을 경험했고, <용서받지 못한 자>의 승영처럼 가치관의 심각한 변화를 겪으며 그렇게 군생활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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