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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나리오꾼 박훈정 <신세계> 박훈정 씨의 작가로서의 전작들 와 는 참 인상깊게 보았다. 박훈정이란 이름을 보자마자 이 영화, 꼭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와 때문은 아니라 그의 감독 데뷔작, 때문이다. 수작이어서 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아니다. 는 상당히 문제적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적인' 이란 수식어는 예술성과 전혀 상관없는 trouble. 진짜 문제였던 작품이다. 일본 만화 가와구치카이지의 을 베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도 흥행에 실패했고, 이란 만화도 유명하지 않았기에 큰 화제가 되지 않고 넘어갔고, 이상하게도 지금 네이버 등 구글이든 의 표절 논란에 대해 자세히 비교하여 올라왔던 글들이 거의 다 삭제됐다. 이유는 모르겠다. 내가 를 보고자 했던 이유는 표절 논란에 대해 정확히 마무리되지 않고 .. 더보기
류승완, 성장하다 <부담거래> 부당거래(2010) 감독 : 류승완 출연 :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류승완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다. 류승완은 액숀영화감독. 액션만큼은 정두홍 무술감독과 함께를 연출하고 연기할 정도로 능수능란하다. 대한민국 액션영화 전문감독이다. 그의 필모그래피만 봐도 영화의 전율은 액션의 정점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장르를 달리했다. 범죄 액션이 아닌 범죄 드라마를 선택했다. 김지운이 코미디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아쉬운 관객으로서, 류승완의 외도는 달갑지 않았다. 잘만들면 류승완감독 팬으로서 드라마장르로 파고들까봐, 못만들면 관객으로서 형편없는 영화를 볼까봐.. 두려움 반 기대 반 속에서오프닝 타이틀을 초조하게 바라봤다. 류승완은 영화감독이었다. 지난 작품에서 느껴지던 투박하거나 장난스러운 연출이 주.. 더보기
나홍진의 집착과 매력 <황해> 황해(2010) 감독 : 나홍진 출연 : 하정우, 김윤석, 조성하 는의 감독과 추격자의 배우가 나온다. 그렇기에와 비교 안할 수 없는 영화이다. 나홍진 감독은 모험을 했다. 전작의 두 주연배우를 또 쓴다는 것은 배우가 아닌 이야기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의 후광으로까지는 성공할 것이다. 그러나 나홍진의 다음 작품을때문에 찾는 관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에서는 살인마와 그를 쫓는 전직경찰에게만 초점을 맞췄지만,는 등장인물도 배경장소도 많아지고 넓어졌다. 러닝타임이 150분가량하는 것은만큼의 디테일을 살리고자 이야기가 늘어졌다고 생각한다. 그 디테일은 달리 말하자면 나홍진 감독의 집착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살인. 의 흥행 요소는 정과 망치로 사람을 끔직하게 죽이던 모습을 정면으로 응.. 더보기
삶이 무거울 땐 <브라보 재즈라이프> 브라보 재즈라이프(2010) 감독 : 남무성 출연 : 대한민국 재즈 1세대 뮤지션 난 요즘 조금 두렵다. 요즘처럼 '삶'이란 단어가 무겁게 다가오는 적은 없었다. 앞날이 예상되지 않는다. 취업도 기약없고, 공부하는 것도, 희망하는 직업도, 꿈꾸는 인생도 확실한 건지 모르겠다. 미지의 재즈세계에 대한 동경, 그리고 내 미래에 대한 막막함이 해소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이 영화를 보러갔다. 재즈를 여전히 알 수 없는 세계였으나, 내 막막함과 두려움은 '늙은' 재즈뮤지션들의 표정에서, 그들의 인생 마지막 자락의 모습에서 해답을 마음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무엇을 선택하든 '삶'에는 고민과 갈등은 존재할 것이다. 영화는 말한다. 그 고단한 삶을 지탱할 수 있게 해준 것은 돈도, 명예도, 안락함도 아닌, '열정'.. 더보기
영화 <소셜네트워크> 명장면 소셜네트워크(2010) 감독 : 데이비드 핀처 출연 : 제시 아이젠버그 더보기
백수청춘 <프란시스 하> 연출 : 노아 바움백 출연 : 그레타 거윅 비루한 청춘은 가까이에서 보면 절망이고 슬프지만,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보면 사랑스러울 뿐이다. 막막한 현실도 꿈꾸는 자에게는 아름답기만 하다. 더보기
정신없이 흘러간 <군도:민란의시대> 군도:민란의시대(2014) 연출 : 윤종빈 출연 : 하정우, 강동원 영화도 허둥지둥댄다. 많은 이야기가 들어가있는 것을 버텨내기 힘들어 내레이션이 계속 되고 그 이야기를 한데 묶는 것을 포기하고 아예 각 장으로 나눠버린다. 3편으로 만들어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었는데 무리하게 모든 이야기를 다 담아내다보니 이야기의 완급조절에 실패하고 진부한 스토리로 전락해버린다. 각 이야기에서 갈등이 너무 적다. 또한 그 표현도 거의 없다. 그렇다보니 관객들이 감동하기에는 너무 이야기 전개가 빠르고 몰입하기에는 한 캐릭터에 집중할 수가 없다. 중심이 없다. 초반에는 도치(하정우)의 신분적인 족쇄에 따른 희비극을 담는가했더니 중간에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의 타락한 정치과 부농들의 천박한 자본주의를 보여주다가 마지막엔 서얼.. 더보기
뼈속까지 핏빛 잔인한 <피와 뼈> 피와 뼈 감독 : 최양일 출연 : 기타노 다케시, 오다기리 조 말과 이성이 사라질 땐 폭력과 감정만이 살아있다. 논리는 침묵하며 오직 힘과 권력만이 시끄럽다. 자기 작품에서 폭력의 미학을 선보였던 기타노 다케시, 배우로서 에서도 폭력의 에너지를 폭발한다. 그 에너지, 너무나 강렬해 영화를 보는 내내 끌려다녔다. 영화에서의 폭력은 가장 직접적으로 권력과 힘의 상징으로 표현된다. 또한 폭력을 통해 나타내려는 이미지 또는 메시지를 강렬하고 관객에게 쉽고 빠르게 인식될 수 있다. 그게 폭력의 힘이다. 김준평. 그 남자 내가 본 그 누구보다도 흉악하다. 악랄하다. 폭력적이다. 시대는 1923년. 일제 식민지 시대. 하지만 시대는 중요치 않다. 영화에서도 시대에 대한 언급은 적은 편이다. 시대가 그를 어떻게 만들고.. 더보기
죽일 수 없는 이야기꾼 장진 <박수칠 때 떠나라> 이야기의 끝을 알기 위해서는 죽일 수 없는 죽여야 하는 이야기꾼 장진.그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한마디 최고. 더보기
그 놈들 참 구차하다. <지리멸렬> 지리멸렬 감독 : 봉준호 출연 : 유연수, 신동환, 김선화 우리사회에서 누구나 꿈꾸는 엘리트들, 신문사 논설위원, 대학교수, 검사 등의 위선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영화이다. 그 가운데 위트있는 요소를 넣어서 그 조롱의 강도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생각해본다. 봉준호가 말하려고 했던 건 그 엘리트들의 위선적인 모습이었을까, 엘리트들의 인간적인 모습이었을까, 누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렇게 술먹고 밥통에 똥을 싸던 아침운동 중 남의 우유를 훔쳐먹고 야한사진 몰래 보고 야한 상상하는 일을 난 참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밥통에 똥을 싸는 건.. 좀 아니지만) 이건 관점의 차이라고 본다. 우리사회에서 엘리트들이 나와서 그렇게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 난 다른 관점에서 봤을 때 일반.. 더보기